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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잘남과 요잘못여의 아침>
금요일.
회식하는 날.
술만땅 자느라 잠꼬대
를 마주 앉아서 떠드는 것처럼 한다.
신혼 때에는 잠꼬대를 하면 듣고 기억하느라 머리 속으로 반복해서 외웠다가 아침에 물어 보고는 했었다.
참 쓰잘데기 없는 짓도 많이 했지. ~
"봉자가 그렇게 따신 밥을 해줬어?"
"응? 먼소리?"
"엊저녁에 잠꼬대
하던걸?
봉자가 해준 집밥 정말 맛있네."
"뭔소리여?"
"봉자 집밥이 그렇게 좋았어?
잠꼬대까지 다하고?"
봉자는 시댁에서 집안 일을 해주던 시골 아이였다.
그때는 그렇게 잠꼬대
를 가지고 몇몇일 놀리
고는 했었다.
이제는 먼 잠꼬대를 하는지 보다 깊이 잠을 못자고 있는게 신경이 쓰인다.
세월이 세월이니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도 바뀌었나부다.
jinnssam은 정말 요리 못한다.
못하는 요리 중에서 그나마 먹을만하게 하던 요리들도 방법을 잊어버려서 이제는 더못하는 요잘못여다.
요리 잘못하는 여자.
반면에 철희는 요잘
남.
요리 잘하는 남자.
절대 미각을 가졌다.
봄동을 씻어서 물에다 식초 조금 넣고 담갔다
겉저리를 하고 일부는 된장국으로 끓였는데 된장국에서 식초맛이 난다고 하는 남자.
jinnssam은 전혀 정말
1도 모르겠는걸 아는게
정말 신기하다.
jinnssam은 이미 50대부터 음식 간을 잘 못본다.
어느날 부터 인가 짠지 싱거운지 잘 모른다.
소태처러 짜게 만들어
맛보이면 맛보고 나서 기겁을 한다.
"아이 짜라"
저절로 소리 지르게 하는 맛을 낸다. ㅋ.
수면패턴.
철희는 저녁에 잠들어 새벽녁에 일어나는 전형적인 한국 표준 농민의 수면패턴.
jinnssam은 밤늦게 잠들어서 아침 늦게
까지 자는 스타일.
밤 세우는 것도 쉽게 세우고는 한다..
혹여 저녁에 일찍 잠들면 2시쯤 깨어나서 새벽이 되어야 잠든다.
토끼 잠.
평생 토끼잠을 자는 스타일이라 이래 저래 아침을 못해준다.
아침을 꼭 먹는 철희
로서는 곤란하다.
그 바람에 jinnssam은
저녁에 다음 날 아침 먹을 걸 준비해주고는
아침 밥을 포기하고 아침 잠을 잔다.
오늘 아침에는 돌솥밥.
갈치 2토막 굽기.
황태국.
그런데 토요일인 오늘 아침은 jinnssam도 부엌에서 띨그락 거리는 소리에 일어나졌다.
철희가 황태국을 끓이는 옆에서 양배추 아삭 볶음을 시작했다.
양배추가 jinnssam의 위에 좋기 때문.
![](https://blog.kakaocdn.net/dn/vLdKo/btr1IKuYm1d/wwwaRNvjSbe5f7OR5lTeok/img.png)
"마늘 줘요?"
"응 ~ 마늘 찧는거 이걸루 하지?"
"그거 지금까지 평생 한번도 안썼거든?"
"왜? 스텐이라서 한번 누르기만 하면 되는데 얼마나 편한데?"
"그거 씻는거도 싫고 스텐인거도 싫고 그냥 도마에 놓고 썰어서 쓸래요."
"스텐이 뭐 어때서?"
"그냥 싫어요. 육수내는 스텐도
싫구요"
"솥단지도 스텐인데 뭘"
"그렇다고 솥단지를
육수통처럼 삶아 먹지는 않잖아요"
"육수 재료를 넣고 끓인다음 걸름망으로 걸러 주는게 더 좋아요"
평생을 두고 서로 대립하는 각자의 의견이다.
"참깨 좀 찧어 줄래요?"
"이 작은 절구통도 정말 오래 됐다.
우리 신혼 때 경주 놀러 가서 기념품 판매 가게
에서 샀지?"
"우리 집에 오래된 물건 알고 보면 제법
있어요."
"이 절구통도 35년 넘게 썼더니 나무가 쪼개져서 금이 갔네.
새로 사야겠다.
어디 놀러가면 기념품 가게에서 하나 새로 사자."
![](https://blog.kakaocdn.net/dn/bML7xg/btr1yAGNzJw/mUaFh2KM2MkaGkkWT9nQkK/img.png)
아침상에 갈치만 제모양대로 제대로 구워졌고 황태국은 김치를 넣어서 김치국으로 만들고 아삭 양배추 무침은 참깨가 검은깨라서 모양이 좋지 못하다.
"황태국은 씻어서 참기를 넣고 달달 볶다가 엊저녁에 쌀뜨물 만들어 놓은거 넣으면 뽀얗게 되는데 파와 마늘에 달걀 풀어 넣으면 되요.
신김치를 넣어서 김치국이 되었넹."
"나는 아삭이 양배추 무침 안먹을래."
"나는 김치황태국 먹을래요"
갈치 두토막만 제대로 요리 되어서 각기 한토막씩 먹고 철희는 철희가 끓인 국을 jinnssam은 jinnssam이 만든 양배추 아삭 무침을 맛있게 먹었다.
요잘남과 요잘못여의 어느 토욜 아침이 이렇게 지나갔다.
방금 이다음에 덧붙여 쓴 것이 다 날라갔다.
저장을 하지 않았는데 ~
다시 기억해서 쓰기 어려운데 ~
태그까지 다 입력하고 그냥 저장했으면 됐을 것을 동영상이 움직이
지 않길레 저장시켜서 다시 불러 입력하는데
마우스가 멈추었다.
마우스가 멈추면 컴을 다시 해야 해서 껐다가 다시 켜고 구글 복구로 불렀는데 쓰던 글이 안떴다.
더 나쁜 건 당황해서 새로 글쓰기를 했더니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아무 것도 안쓰인 글쓰기가 뜬다.
포기하고 지금부터 다시 쓰기 ㅠㅠ
눈도 슬슬 따가운데.
어제 저녁에 잃어버린 것을 찾느라 집안을 샅샅이 뒤졌다.
인생의 1/3을 잃어버린 것 찾느라 보낸다고 한다.
맞는거 같다.
평소에 안 들여다보던 곳도 다 뒤집고 ~
안입는 옷을 재활용통에 그제 낮에 버렸는데 그 사이 옷이 꽉차서 넘쳐나는 재활용통의 옷을 모두 다 꺼내고 재활용통 바닥에 떨어져 있던 옷을 찾아서 주머니를 뒤지는 그 이상한 짓을 또 했다.
역시 없다.
혼자 속으로 꼭 찾겠다는 쓸데없는 고집을 부리면서 이곳 저곳을 다 뒤집고 다니는데 엄마의 사진이 보였다.
'왠 엄마 사진이 여기에 있지?'
자세히 보니 엄마 사진이 아니고 jinnssam의 얼굴이었다.
아가씨 때
'딸을 보려면 그 엄마를 보면 된다. 나이들면 딱 그 얼굴이 될테니까'
그말을 듣는 것이 너무 싫었다.
'절대로 엄마 얼굴 안닮을거야.'
그런데 으짤수가 읎다.
그말이 딱 맞는걸.
옆에 있는 남자는 시아버지.
시아버지와 친정
엄마를 점점 더 닮아가는 우리 모습.
곱게 나이들어야 할텐데.
베란다에 다육이가 점점 더 늘어간다.
너무 예쁘다.
가을에 다육이 모판을 만들어서 번식
시켰더니 얼마나 예쁘게 잘 자랐는지 모른다.
모두들 독립시켜 줘야하는데 ~
도자기 공방에서 도자기를 만드니까 이쁜 도자기들을 많이 만들어 잘자란 다육이들을 심어 전도하면서 나누어 주어야겠다.
다육이가 늘어간다고 고만 늘리라고 말할 때마다
1)애교스럽게 말하기
2)전쟁하기
중에서 그동안은 1번 애교스럽게 말하기로
"건전한 취미이고 돈도 조금 들고 건강에도 좋고 다육이가 정말 이쁘잖여.
갱년기 극복에도 좋구"
이렇게 말해서 그동안 적당히 넘어갔었다.
깔끔한 스타일의 철희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다.
아는이 집에서는 베란다를 남편과 둘이 나눠서 선을 그어놓고 침범 안하기 협정을 만들었다는데 ㅋㅋ
잎새들이 조금은 쪼글거리도록 물을 굶주린 다육이들에게 물을 주려고 투명 플라스틱에 담아서 다육이들을 넣어두었다가 꺼내놓느라 테이블이 가득 넘쳐났다.
철희가 베란다에서 주차때문에 초등학교 운동장을 바라보다가 베란다 테이블을 보더니 한마디 한다.
"고만 늘리지? 느네 엄마처럼 만들지 말고."
엄마는 물건 모으는 병이다.
엄마의 물건 모으는 병을 고치고 싶었지만 오랜 세월 살아온 성격에 여러가지 요인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못고치고 마음이 아프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내고 있는데 거기에 빈주댄 것이다.
jinnssam의 아킬레스 건을 건드렸다.
2번 전쟁이다.
속으로
'아니 그럼 지네 엄마처럼 요양원에서 팔다리도 못움직이고 넣어주는 죽 받아
먹으면서 온종일 누워서 지냈으면 좋겠어?'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차마 말로 표현못하고 속으로 집어 삼킨다.
못알아들을만큼 작은 목소리로 구시렁 구시렁 ~
쌀쌀맞은 얼굴 표정으로 먼저 대문을 쾅 닫고 나갔다.
쌀쌀맞은 얼굴로 차를 탔다.
얼마 못갈걸 알지만 이렇게라도 화난 표시를 해야 한다.
점심을 먹으면서 따다닥 따다닥
"그럼 하루 종일 집안에서 뭐해?
다른 사람들처럼 다육이 키핑장으로 들고 나갔으면 좋겠어?
집밖에 넓은 공간 월세내고 빌렸으면 좋겠어? "
"정리할께.
먼저 거실 벽에 쌓여있는 책들부터 정리할테니까 이케아에서 책장을 하나 사야겠다."
부산 송정에 있는 이케아에 가서 책장을 하나 사들고 와서 책상 모서리에 발등에 상처 나는 것도 모를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며 열심히 조립해주었다.
jinnssam이 뭔가에 꽂히기전까지는 물건 잘 안사는거를 알기 때문이다.
거실에 있는 책들을 다 정리하고 나니까 보기 좋게 어울리고 딱이다.
화가 풀렸다.
다육이들도 얼릉 이쁘게 정리해야겠다.
동갑내기 부부의 티격태격 ~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티격태격 ~
무엇보다도 이 지랄맞은 성격의 jinnssam을 받아줘서 항상 진심 감사한 마음이다.
영식님.
빨간날 아침도 제대로 못챙겨줘서 미앙해요.
"하나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이걸 자꾸하다보면 모두에게 감사하고 모두가 사랑스럽다.
누군가 미운날에는
더 많이 해야 한다.
마음에서 감사가 우러나고 마음에서 사랑이 넘칠 때까지
해야 한다.
"하나님 사랑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마음을 본능대로 내버려 두면 쓴물이 고인다.
생수가 아니라 먹을 수 없는 쓴물.
마음을 하나님 은혜와 사랑으로 가득 체워 생수가 넘쳐 흐르도록 해야 한다.
![](https://blog.kakaocdn.net/dn/95jb0/btr1I8P6OWK/BtkYTMw7jlwFVleEMNY4Tk/img.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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