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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순이 어렸을적에 62 - 송편

132. 송편 찹쌀을 불려서 방아간에 가져가면 송편을 만들 수 있도록 찹쌀가루로 빻아 준다. 집에 오면 엄마가 뭉쳐 주면 온 가족이 모여서 동그랗게 만들고 가운데 홈을 파서 콩가루나 동부콩 삶은 거를 넣어서 송편으로 만든다. 뒷산에서 소나무 잎을 따와서 솥에다 물을 넣고 그위로 구멍 뚫린 알미늄 판을 놓고 그위에 삼베나 무명을 깐 다음 솔잎을 펴고 또순이와 온가족이 빚은 송편을 얹어서 찐다. 너무 속을 많이 넣어서 터져 버린 송편도 생기고 예쁘고 얌전하게 빚은 송편은 시집 잘갈거라고 칭찬을 듣는다. 만들다 보면 지루해져서 남자 애들은 그냥 주먹으로 크게 뭉쳐 버린다. 예쁜 송편이 아니라 콩이 마구 섞인 못난이 콩떡을 만들어 버린다. 송편을 찐 다음에는 이건 누구거고 이건 누구거고 말하면서 먼저 자기가 빚..

또순이 어렸을 적에 61 - 교장 선생님

131.교장 선생님 또순이가 5학년 때 국민교육헌장이 나오고 우리는 무조건 외워서 모든 행사 있기 전에 소리 내서 암기해야 했다. 지금 생각하면 웃기는 건데 그때 당시는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국민교육헌장 " 우리는 민족 중흥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다. •••••• " 교장선생님은 막 6학년이 된 우리들을 각기 자기 의자를 들고 6학년 교실 하나에 모이라고 해서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라고 하였다. 우리는 소리내어 국민교육헌장을 외웠다. 좋고 나쁘고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외우라고 하니까 달달달 외운 것이다. 교장선생님은 또순이를 지목하더니 일어나서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라 하였다. 또순이는 일어나서 떨리는 목소리로 틀리지 않고 외웠다. 교장선생님은 중간쯤 외웠을 때 앉으라 하였다. 또순이..

또순이 어렸을 적에 60 - 면사무소

130. 면사무소 초등학교가 있는 마을에는 면사무소와 파출소가 있었다. 면사무소에는 전입신고하려고 찾아간 적이 있었다. 또순이 엄마는 관공서 찾아서 하는 행정적인 절차를 초등학교 고학년 부터 시켰었다. 먼저 전출 신고를 해야 전학 서류를 만들 수 있으니까 동사무소에 가서 전출 신고를 하고 그 서류를 가지고 학교에 가서 전학서류를 떼서 군서면 면사무소에 가서 전입 신고를 하고 그 서류를 들고 초등학교에 가서 전학서류를 제출하는 것이다. 또순이도 엄청 긴장하여서 서류를 손에 꼭 쥐고 동사무소 직원이나 면사무소 직원들의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했지만 그 분들은 늘상 하는 일상생활중의 하나이니까 예사로 일을 처리 하셨다. 학교에 가서도 선생님에게 쮸볏거리며 말씀 드렸지만 선생님은 " 부모님은? " " 아버지는 군청..

또순이 어렸을 적에 59 - 연탄

129.연탄 외갓집에서는 난방과 요리를 아궁이에 불을 떼서 했었다. 불쏘시개로 종이에 불을 붙여 작은 나무에 불을 붙이고 또 좀더 두껍고 큰 장작 순으로 불을 붙였었다. 밥 같은 것은 작은 나무로 해결 되었고 시루떡 찐다거나 할때는 장작에 불을 붙였다. 된장 찌게나 김치 찌게는 불을 떼고 나오는 불기가 남아 있는 숯을 끌어 내어 올리면 금방 냄비가 보글 보글 끓어 오르고는 하였다. 상지리에서 엄마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작은 가마 솥에 밥과 국을 끓였었다. 부엌에서 물을 쓰려면 물을 길어다 부엌에 있는 커디란 단지에 담아 놓고 썼었다. 설겆이를 하면 물을 버리기 위해서 마당에 나와 퇴비가 쌓여 있는 곳애 버리고는 하였다. 집안에 우물이 생긴 뒤로는 씻는 일을 우물로 가져와서 씻고 그자리에서 버리면 하수도..

또순이 어렸을 적에 58 - 변소

128. 변소 1. 또순이 어렸을 적 화장실은 화장실이라고 부르지 않고 변소라고 불렀다. 푸세식 변소였다. 변소에 있는 오염물은 시간이 흐르면 퍼내서 밭에다 뿌려 비료로 삼았다. 덕분에 아이들 뱃속에 회충이 많았다. 어떤 아이가 자꾸 배가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서 수술해보니 똘똘 뭉쳐져 있는 회충이 수백마리란 기록이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었다. 봄만 되면 학교에서는 채변 봉투를 나누어 주고 집에서 변을 받아 오도록 하였다. 집에서 채변을 해오지 못한 아이들은 누군가가 학교에서 일부러 볼일을 보고 그걸 성냥개비로 콩알만큼 찍어 채변 봉투를 만들어 내고는 하였다. 또순이도 채변 봉투를 냈는데 기생충 알이 있는 걸로 나와서 학교에서 선생님이 준 기생충약을 먹었더랬다. 중요한 것 그 기생충 약을 먹고 진짜로 또..

또순이 어렸을 적에 57 - 새색씨

123. 새색씨 상지리 마을 입구에 사는 영식이 형이 장가를 간다. 장가 가는 날 영식이네 집 마당에서 혼례식을 하는데 마을 사람들이 전부 모여 들었다. 윗방에서 새색씨가 단장을 하는데 이마와 볼 양쪽에 연지 곤지를 찍어야 하는데 빠알간 색종이를 동그랗게 오려 붙였다. 동네 아이들 모두 한번씩 신기한듯 들여다 본다. 새색씨는 사람들이 몰려 들어 들여다 보니까 부끄러워서 화장을 한 얼굴이 빠알갛게 상기 되어 고개를 들지 못한다. 마당에는 차일이 쳐져 있고 멍석을 깔고 다리가 높은 혼례상이 놓여지고 살아 있는 암닭을 상위에 올려 놓았다. 상 양쪽에서 신랑 신부가 절을 하고 절을 할 때 마다 사람들이 감탄을 하고 덕담들을 던진다. 곱디 고은 새색씨는 처음에는 집안에만 머물러서 집안 일을 하다가 차츰 차츰 수줍..

또순이 어렸을 적에 56 - 타작

122. 타작 (1) 학교 갔다 와서 마당에 들어서니까 마당에 콩대를 뽑은 것이 깔려 있었다. 엄마는 도리깨를 들어서 바짝 마른 콩대를 두드려 댔다. 도리깨를 하늘 높이 치켜 들고 한바퀴 돌린 다음 마당에 깔려 오전내내 햇볕에 잘 마른 콩대를 향하여 내리치면 콩껍질이 터지면서 콩알이 사방으로 튀었다. 엄마는 도리깨질을 하느라 또순이가 "학교 다녀 왔습니다. " 인사하니까 한번 쳐댜볼 뿐 도리깨질에 여념이 없었다. 해지기 전에, 혹여 비가 내리기 전에 도리깨질을 다해서 콩대는 거두어 들이고 콩은 따로 자루에 쓸어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가족들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하니 5명의 자녀를 가진 30대 초반의 엄마는 얼마나 바빴을까? 또순이 어렸을 때에 시골 아낙네들은 정말 바빴다. 그야말로 일구뎅이 속에..

또순이 어렸을적에 55 - 장마와 가뭄

121 장마와 가뭄 (1) 군서면은 큰 강이 있어서 큰 강 옆으로 널다란 벌에 논농사를 지었다. 상지리는 산과 산 사이로 강이 있고 뒷산 가까이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어서 논은 좀 더 하류 쪽 마을이 시작 되는 곳 건너편에 있었다. 큰 강을 끼고 있는 탓에 왠만한 가뭄에도 논에 물이 모자란 적이 없었다. 대신 장마 때에는 개울에도 논에도 물이 철철 흘러 넘쳤다. 도로를 가로 지르는 작은 냇물도 물이 넘쳐 나서 비가 많이 오면 선생님은 수업을 중단하고 아이들을 일찍 집으로 보냈다. 물이 넘쳐나는 길을 못 건널까봐서 또순이네는 논농사가 없었다. 농사 지을 손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당시 논은 비쌌기 때문에 아버지가 논 대신 산을 사셨기 때문이다. (2) 옥천군 마암리 외갓 집에는 조그마한 개울이랄 수 있는 개천..

또순이 어렸을 적에 54 - 느티나무

120. 느티나무 마을 중간 쯤 강가 쪽으로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었다. 느티나무 아래로는 나이드신 어른들이 앉을 수 있도록 들마루가 있었고 들마루 앞쪽으로 땅이 다져져서 깨끗한 땅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았다. 마을 어른과 아이들이 모여 드는 놀이터이다. 학교가 끝난 오후에나 일찍 저녁 먹고 나면 그곳에 모여 들었다. 땅바닥에 금을 그어놓고 칸을 깡총깡총 건너 뛰는 놀이도 하고 돌을 동그라미 안에 누가 더 가까이 던질 수 있는지 때로 딱지치기 하면서 놀았다. 종이로 만든 딱지가 뭐라고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딱지를 빼앗기면 집에 가서 신문지로 두툼하게 만들어 와서 도전하고는 하였다. 어쨋든 딱지를 잔뜩 따야 기분이 좋아져서 집에 왔었다. 느티나무는 동네 소문을 알 수 있는 곳이 었다. 어느 집에 할머니..

또순이 어렸을 적에 53 - 상지리 집

116. 상지리 집 군서면 상지리 집은 아버지가 옥천 군청으로 전근 하셔서 또순이가 외갓집에서 나와 엄마와 아버지와 함께 처음 세 살았던 한옥집과 같았다. 일자형 집에 큰방과 작은 방이 있고 커다란 대청에 사랑방이 있었다. 집을 새로 지어 이사를 들어 가서 모든게 새거 였다. 마루도, 지붕에 기와도, 커다란 대청도, 마당에서 마루로 오르기 위한 뜰팡도 마루에 누워서 보면 지붕을 받치고 있는 커다란 서까래가 보였다. 뜰팡에서 마루로 오르기 위해 나무 기둥을 잡으면 촉감이 참 좋았다. 앞마당이 정말 넓었다. 농사를 짓기 위해서 잘 다져 놓았고 마당 오른 쪽에는 소를 키우기 위한 외양간과 농기구를 넣어 놓기 위한 헛간 마당 끝쪽 대문 반대 쪽엔 화장실이 있고 화장실이 있는 담 너머로는 텃밭이 있었다. 텃밭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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